작년 설부터 1000만원씩 치료비 감당 어려운 집 지원… 지금까지 4명의 아이 도와
심장질환 수술 소원이 엄마 한가위 기적에 기쁨의 눈물
지난 3일 서울 용산구 이촌동 한국석유공업 본사 인근 공원에서
직원들이 [우리 회사는 명절 선물 대신 환아(患兒)를 돕는다]며
관계사에 보내는 안내문을 읽고 있다.
강승모(앞줄 맨 오른쪽) 사장은“회사 문 닫는 날까지
[특별한 명절 선물] 은 계속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명절에 직원들에게 선물 상자를 들려 보내고, 관계사나 거래처에 선물을 보내는 흔한 모습을 한국석유공업에선 볼 수 없다.
아스팔트·합성수지 등을 생산 판매하는 직원 300명 규모의 한국석유공업은 작년 설부터 이런 선물 관행을 없앴다.
이번 추석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명절에 빈손으로 집에 가면서도 직원들은 모두 "마음이 부자가 됐다"고 말한다.
명절이 다가오면 이 회사는 직원들과 관계사에 이메일을 보낸다.
'풍요로운 한가위 보내시기 바랍니다. 저희 회사는 이번 추석에도 도움이 절실한 중증 질환 아이들을 후원하고자 합니다.
이번에는 소원양을 후원하기로 했습니다. 앞으로도 사랑 나눔 기부를 실천하는 기업이 되겠습니다.'
이 회사는 명절 때마다 선물 비용으로 나가던 돈 1000만원씩을 작년 설부터 환아(患兒) 치료비로 기부하고 있다.
회장부터 주유소 직원까지 전 직원이 명절마다 자신이 받을 선물을 아픈 어린이에게 주는 것이다.
지금까지 서울대 어린이병원에서 투병 중인 아이 4명을 도왔다.
날 때부터 기도가 기형인 민(2)군, 담도폐쇄증이 있는 지빈(1)양, 동맥관이 비정상적으로 열려 있는 동맥관 개존증을 앓는 민서(2)양, 저신장증이 있는 우성(5)군과 인연을 맺었다.
강승모 사장은 "명절마다 김 다발 들고 집에 가는 게 문화라지만 사실 김 다발 안 받아도 상관없지 않느냐"며 "오히려 마음이 넉넉한 날 어려운 사람들 돕는 게 훨씬 좋은 문화 아니겠느냐"고 했다.
처음엔 불평이 없지 않았지만 이젠 직원들 모두 열성 기부자가 됐다.
지난 연말엔 회사에 기부 저금통도 마련했고, 직원들은 도움을 줬던 아이 안부를 물으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개인 기부를 시작한 직원도 생겼다.
아직 관계사와 주고받는 선물을 100% 없애진 못했지만 확산시켜 나갈 계획이다.
올 추석 한국석유공업의 선물을 받게 된 아이는 두 명이다. 원래는 10년 전부터 선천성 면역결핍증을 앓는 '유리공주' 신원경(14)양만 돕기로 했지만 지난 2일 갑자기 원경이가 하늘나라로 떠나 다른 아이도 돕게 됐다.
강 사장은 "갑작스러운 소식에 놀랐고 마음이 먹먹했다"며 "한번 맺은 소중한 인연인 만큼 아직 못 낸 원경이의 치료비를 대주고 싶다"고 했다.
원경이와 함께 돕게 된 아이는 다음 달 10일 돌을 맞는 소원(가명)이다.
미혼모 엄마의 딸 소원이는 심장에 구멍이 생겨 혈류가 새는 질환을 갖고 태어났다.
지난 3일 소원이는 수술을 받았지만, 미혼모 시설에서 정부 보조금으로 힘겹게 살아가는 엄마는 수술비와 치료비를 감당할 수 없다. 장귀연 대리는 "아이가 아픈데 형편까지 어렵다는 사연에 마음이 아팠다"며 "소원이네 가족이 따뜻한 추석을 보냈으면 좋겠다"고 했다.
소식을 들은 소원이 엄마는 "많은 분의 사랑을 받은 아이인 만큼 바르고 건강하게 잘 키우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한국석유공업으로부터 기부를 받은 소원이가 침대에서 잠들어 있다.>
2년째 기부를 했지만 이 회사는 흔한 기념식 한 번 열지 않았다.
'별일 아닌데 생색내기 싫어서'다. 취재에 응한 것도 "자랑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좋은 문화를 퍼뜨려 달라는 병원의 요청 때문"이라 했다.
강 사장은 "직원들이 기부금을 올려 더 많은 아이를 돕자고 하지만 당분간 그럴 계획은 없다"고 했다.
회사 사정이 좋든 나쁘든 지속적으로 기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다.
"직원 선물 비용 2만~3만원씩은 회사가 문 닫을 때까지 명절마다 기부할 수 있지 않겠어요? 이 정도는 어느 회사든 할 수 있는 것이라 봅니다."
5일 병원을 찾은 강 사장과 직원들은 "이렇게 기분 좋아지는 명절 선물이 어딨겠어요? 선물은 저희가 받은 거죠"라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3/09/09/201309090000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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