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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소식/어린이병원 소식

너의 두 눈망울에서 희망을 보았다 - 신진용(소아재활의학과 작업치료사)

 

 

“예람아 우리 어제 배운 거 다시 한 번 해볼까?”

 

어린이병원 1층, 소아재활의학과 작업치료실을 통해 들려오는 목소리가 정답습니다. 단풍잎같은 작은 손으로 나무블록을 꼭 쥔 예람이(27개월)는 같은 크기의 구멍에 블록을 맞춰 넣느라 바쁩니다. 그리고 그 모습을 지켜보는 신진용 작업치료사의 얼굴엔 아빠미소가 번집니다.

서울대학교병원과 인연을 맺은 지 올해로 9년째, 신진용 작업치료사는 신체적, 인지적, 정서적인 발달에 제약이 있거나 기능이 저하된 아동들의 재활을 돕고 있습니다.

 

“소아작업치료의 가장 큰 목표는 아동이 가정과 사회에서 원활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에요. 예람이 연령대의 경우 놀이가 곧 일상생활이니까 놀이를 통해 작업치료에 접근해요. 가능한 아이들이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만들어주는 거죠.”

작업치료를 통해 발달 개월 수에 맞춰 성장하는 아이들을 볼 때면 보람을 느낀다는 신진용 작업치료사에게도 힘든 순간은 있습니다. 모든 의료진의 마음이 그렇듯 그 역시 치료 계획대로 반응을 보이지 않는 아이들을 만나면 마음 한 켠이 아려옵니다. 그러나 그럴 때일수록 보호자를 자주 만나 교육하고, 이야기를 들어줍니다.

“보호자분들의 근심이 굉장히 커요. 이야기할 곳도 없고, 조언해 주는 사람도 없으니까요. 아동도 중요하지만 그분들의 마음을 먼저 다독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작업치료실에서 작업치료사와 아동이 만나는 시간은 단 30여 분이니 가정에서 보호자의 역할이 굉장히 크지 않겠어요?”

가정에서의 지속적인 놀이 활동은 조금씩 아이들을 변화시킵니다. 그리고 우수한 의료진의 노력은 그 변화에 희망을 더합니다. 의사와 물리치료사 그리고 작업치료사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은 어린이병원 소아재활의학과만의 효율적인 진료시스템을 완성시킵니다. 신진용 작업치료사가 환히 웃으며 희망을 말할 수 있는 이유입니다.

 

“부모의 마음이 꼭 아이의 마음과 같을 수는 없겠죠. 그렇지만 아무리 아이의 발달이 느리다고 하더라도 보호자의 기준에서만 생각하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아이가 희망을 버리기 전까지는 아이 앞에서, 아이의 눈을 바라보며 희망을 이야기 해주길 바랍니다.”

신진용 작업치료사는 앞으로도 그들의 말을 경청하고, 공감해주는 임상가가 될 것을 스스로에게 다짐합니다. 맑은 두 눈동자 속에 간직된 희망이라는 작은 바람이 헛되지 않도록 오늘도 그는 아이들을 격려합니다.

“참 잘했어, 오늘도.”


 
출처 : 서울대병원 함춘시계탑